AI 시대의 개발자
AI 시대의 개발자
어쩌다 보니, 운 좋게도 개발자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고, 이것을 벌써 10년 넘게 하고 있다. 개발자라는 직업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세상으로 구현하는 — 어떻게 보면 참 낭만적인 일이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만든 뒤 새의 비행 원리를 이해했듯, 우리는 작동하는 AI를 통해 지능의 본질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기계학습의 발전은 지난 100년간 신경과학보다 지능에 대해 더 깊이 가르쳐주었다. — Hames Somers, The Case That A.I Is Thinking
AI 시대의 개발자로 일하면서, 나는 기술의 진보가 사람의 자리를 어떻게 대체해 가는지를 피부로 느꼈다.
AI가 만들어낸 완벽한 결과물을 보며, 그 안에서 인간의 역할과 삶의 변화를 자주 생각한다.
AI는 나에게 ‘지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다.
이 자리를 빌려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같이 나눈 성호형, 제우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과거에는 ‘지식’이 지적임의 척도였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더 가치 있었고, 시니어 개발자가 존중받는 이유도 그들의 경험과 축적된 지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Google을 비롯한 검색 엔진과 ChatGPT 같은 LLM 덕분에, 지식은 더 이상 권력이 아니다.
이제 누구나 손안의 디바이스로 원하는 정보를 즉시 찾아보고, LLM을 통해 그것을 원하는 형태로 정제할 수 있다.
결국 이 지식의 민주화가 모든 변화를 촉발했다.
“지능이란 이미 가진 능력이 아니라, 낯선 상황에서 새로운 능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익히고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 François Chollet, On the Measure of Intelligence (20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지식의 양으로 지능을 평가한다.
나는 이 점을 개발자의 시선에서 이야기하고 싶다.
이제 누구나 LLM을 통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검색, 문서 요약, 코드 작성 — 지식 자체는 더 이상 ‘희소 자원’이 아니다.
그럼에도 개발자 채용 시장은 여전히 실제 비즈니스와 무관한 코드를 작성하고 평가하는,
소위 ‘코딩 테스트’라는 의식에 매달리고 있다.
무엇이 중요한가를 논할 때, 우리는 결국 본질로 돌아가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Software Engineer의 본질은 “선택”이다.
엔지니어는 기술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며,
주어진 제약 속에서 Trade-off를 고려해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전문가라고 믿는다.
In the era of LLMs, intelligence is not about memory — it’s about mastery.
이제 지능이란 ‘얼마나 많이 아는가’ 가 아니라,
‘지식을 어떻게 다루는가’,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는가’,
‘어떤 사고 과정을 거치는가’ 로 정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AI 시대의 한가운데서 나는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있다.
그래도 인간은 인공지능의 사회에서 온기만으로도 가치 있을 것이라 믿는다.
AGI가 도래한 시대에는 아무것도 할수 없겠지만, 나는 열심히 발버둥 치고 있다.